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쁘띠 브뢰르, 프랑스의 전통적인 버터가 풍부하게 들어간 바삭한 비스킷

by 내오븐 2025. 10. 28.

 

쁘띠 브뢰르(Petit Beurre), 프랑스의 버터 비스킷 ⓒPlbcr
쁘띠 브뢰르(Petit Beurre), 프랑스의 버터 비스킷 ⓒPlbcr

 

쁘띠 브뢰르라는 과자는 무엇일까?

 

쁘띠 브뢰르(Petit Beurre)는 프랑스 낭트(Nantes) 지역에서 유래된 대표적인 전통 비스킷이다. ‘작은 버터’라는 뜻을 가진 이름처럼, 버터 풍미가 진하고 담백한 맛이 특징이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단단하지만 과하지 않게 씹히는 식감이 매력적이다. 프랑스에서는 아이들 간식뿐 아니라 커피나 차와 곁들이는 디저트로도 사랑받고 있다. 표준적인 레시피에는 밀가루, 설탕, 버터, 우유, 소금 등이 들어가며, 이 간단한 재료로 놀라운 균형감을 이룬다. 대량 생산되기 쉬운 구조와 긴 보존 기간 덕분에 세계적으로 널리 유통되었다. 그 결과, 단순한 간식을 넘어서 ‘프랑스 전통’의 상징적인 음식으로 자리잡았다. 쁘띠 브뢰르는 비스킷의 교과서라 불릴 만큼 완성도 높은 기본형 비스킷이다.

 

모양

 

쁘띠 브뢰르는 직사각형 형태에 네 모서리가 둥글게 처리되어 있다. 표면에는 일정한 간격의 점자 무늬와 함께, 4줄 14칸으로 총 56개의 돌기 모양이 박혀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 돌기 수는 ‘1년 52주 + 축제 4일’을 상징한다는 해석도 있지만, 제조 공정의 기능적 요소라는 설도 있다. 가운데에는 브랜드명 또는 제조사의 로고가 음각 처리되어 있어 식별이 쉽다. 전체적으로 균형감 있는 대칭 구조와 손에 잡히는 크기로, 한 입 크기의 편의성과 디자인 미학을 동시에 갖췄다.

 

 

쁘띠 브뢰르를 입에 넣는 순간, 고소한 버터향이 먼저 퍼지고 뒤이어 은은한 단맛이 따라온다. 설탕의 단맛이 앞서기보다 버터와 우유의 풍미가 중심을 잡아 묵직하면서도 깔끔한 인상을 준다. 식감은 바삭하지만 입 안에서 쉽게 부서지며, 씹을수록 고소함이 배가된다. 짠맛과 단맛의 균형이 잘 잡혀 있어 먹다 보면 손이 계속 간다. 입에 남는 잔향은 짧지만 은은하고, 인공적인 맛 없이 담백하게 사라진다. 커피, 홍차, 우유 등 다양한 음료와도 잘 어울리며, 조화로운 맛의 조합을 완성시킨다.

 

역사와 유래

 

쁘띠 브뢰르의 기원은 1886년 프랑스 낭트(Nantes)의 제빵사 루이 르페브르-위트(LU: Lefèvre-Utile)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는 당시에 유행하던 영국식 드라이 비스킷에서 영감을 받아 프랑스식으로 재해석한 제품을 개발하고자 했다. 기존 영국 비스킷보다 더 고소하고 부드러운 질감을 위해 버터 함량을 늘리고, 프랑스 밀가루를 사용했다. ‘Petit Beurre’라는 이름은 문자 그대로 ‘작은 버터’를 뜻하며, 프랑스 가정식의 정서를 담고자 한 작명이다. 제품 출시 초기부터 큰 인기를 끌었고, 낭트 지역을 중심으로 빠르게 유통망이 확대되었다.

르페브르-위트는 산업 혁명기의 새로운 제과 설비를 적극 활용해 대량 생산에 성공했다. 그 결과 쁘띠 브뢰르는 프랑스 전역으로 퍼졌고, 유럽 내에서 ‘프랑스식 비스킷’의 대명사로 자리잡았다. 20세기 초, 프랑스 식민지와 무역 거점으로 제품이 전파되며 국제적 인지도를 얻기 시작했다. 단순한 간식 이상의 의미로, 프랑스 문화의 일부로 인식되기에 이르렀다. 이 비스킷의 상징적인 모양과 56개의 돌기 구조는 특허 출원까지 되었으며, 브랜드 보호에도 공을 들였다.

2차 세계대전 전후로는 공급망의 단절과 원자재 부족으로 일시적으로 생산이 감소했지만, 전쟁 이후 재건 시기에 다시 인기를 끌었다. 이후 다른 제과업체들도 유사 제품을 내놓으며 경쟁이 치열해졌지만, 원조의 명성은 굳건히 유지되었다. 프랑스 외에도 벨기에, 스위스, 이탈리아 등 인접 유럽 국가들에서 자체 브랜드의 쁘띠 브뢰르형 비스킷이 생산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대부분은 오리지널 LU사의 디자인과 맛을 모방하는 수준에 그쳤다.

21세기 들어서도 프랑스 사람들에게 쁘띠 브뢰르는 유년기의 추억, 가족 식탁, 일상의 안정감을 상징하는 간식이다. 단순히 오래된 비스킷이 아닌, 세대를 잇는 음식 문화의 유산이라 할 수 있다. 프랑스 교과서에 실릴 정도로 문화적 상징이 된 몇 안 되는 과자 중 하나다. 요즘은 프랑스 고유식품으로 인정받아 농산물 박람회나 국제 푸드 페어에서도 자주 소개된다. 쁘띠 브뢰르는 단지 맛있는 비스킷이 아니라, 역사와 감성, 기술이 결합된 한 조각의 프랑스다.

 

대중화와 전파


쁘띠 브뢰르는 20세기 초부터 프랑스 전역에서 널리 소비되기 시작했다. 대량 생산 기술의 발전과 함께 유통망도 급속도로 확장되었다. LU사는 철도와 해상 물류를 이용해 식민지와 유럽 국가로 수출을 확대했다. 프랑스 내에서는 슈퍼마켓과 식료품점의 표준 과자로 자리 잡았다. 광고도 적극적으로 진행되어, 어린이 잡지와 라디오에 제품이 소개되었다. 포장 디자인은 시대별로 바뀌었지만 브랜드 정체성은 유지되었다. 쁘띠 브뢰르는 단지 과자가 아닌 ‘어린 시절의 추억’이라는 이미지로 마케팅되었다. 학교 급식이나 캠핑용 간식으로 자주 사용되면서 세대 간 연결고리가 되었다.

1950년대 이후 유럽에서 쁘띠 브뢰르는 ‘가정식 간식’의 상징이 되었다. 각종 요리 책에 디저트 재료로 활용되며 응용 레시피도 다양화되었다. 초콜릿 코팅, 잼 샌드, 크림치즈 페어링 등 새로운 형태가 등장했다. 대중문화에서도 등장했는데, 프랑스 영화나 드라마 속 아동 장면에 자주 사용되었다. 1970~80년대에는 일본, 미국 등으로도 진출해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했다. 이후 한국, 대만, 베트남 등 아시아 국가에도 수출이 이루어졌다. 특히 도시화된 지역에서 커피와 함께 곁들이는 스낵으로 인기를 얻었다. 다양한 편의점과 수입 전문점에서 손쉽게 구입할 수 있게 되면서 접근성이 크게 향상되었다.

르페브르-위트사의 마케팅 전략은 보수적이면서도 강력했다. 시대가 바뀌어도 레시피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고, '정통'이라는 이미지를 고수했다. 이러한 정체성 유지 덕분에 전 세계에서 쁘띠 브뢰르는 신뢰받는 제품으로 남을 수 있었다. 지금도 세계 어디에서나 프랑스 감성을 담은 클래식한 과자로 사랑받고 있다.

 

세계화와 각국의 로컬화

 

쁘띠 브뢰르의 세계화는 단순한 수출을 넘어 문화적 확산의 과정이었다. 유럽 각국에서는 현지 식재료를 활용한 변형 제품이 등장했다. 독일에서는 버터 대신 마가린을 쓴 저지방 비스킷이 유통되었고, 이탈리아에서는 에스프레소에 적셔 먹는 용도로 개발된 바삭한 버전이 인기를 끌었다. 영국에서는 쁘띠 브뢰르 스타일을 따라 한 ‘버터 스냅’이 대중화되기도 했다. 미국에서는 샌드위치 크래커로 개조되어 치즈나 땅콩버터가 들어간 형태로 응용되었다.

아시아 시장에서는 더욱 다채롭게 로컬화되었다. 일본에서는 녹차맛과 유자맛 쁘띠 브뢰르가 개발되었으며, 고급 백화점에서 ‘프렌치 디저트’로 포지셔닝되었다. 한국에서는 오리지널 맛과 함께 딸기잼이 들어간 샌드형 제품이 등장했다. 편의점 PB 상품으로도 출시되어 익숙한 과자로 자리잡았다. 중국에서는 쁘띠 브뢰르의 단맛을 강화하고 두껍게 만들어 ‘포만감 있는 아침 간식’으로 리브랜딩되었다.

인도에서는 시나몬과 카르다몸을 넣은 향신료 버전이 만들어졌고, 현지 베이커리 체인에서 유사 제품을 판매했다.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등 남미 지역에서도 슈퍼마켓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대중적인 수입 과자다. 현지화된 제품은 맛뿐 아니라 포장 디자인도 그 나라 정서에 맞춰 조정되었다. 예를 들어 중동 지역에서는 아랍어 브랜드명을 넣고, 비건 인증 마크를 표기하는 방식이 사용됐다.

이러한 로컬화 전략은 쁘띠 브뢰르의 세계 시장 생존에 큰 역할을 했다. 각국의 문화적 기호를 존중하면서도, 프랑스 본연의 감성을 유지하려는 균형이 핵심이었다. 글로벌 브랜드와 현지 유통사의 협업도 활발하게 이뤄졌다. 특히 K-푸드와 연계한 콜라보 상품이 한국, 일본에서 큰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처럼 쁘띠 브뢰르는 하나의 형태로 시작해, 세계 각국의 입맛에 맞게 다양한 모습으로 진화해왔다. 하지만 그 본질인 ‘작고 고소한 버터 비스킷’이라는 정체성은 변하지 않았다.

 

발전과 변화

 

쁘띠 브뢰르는 겉보기에 단순하지만, 그 발전 과정은 놀라울 정도로 다양했다. 초기에는 단일 레시피와 포장만을 고수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소비자 요구에 맞춰 변화가 시작되었다. 1990년대에는 무설탕, 저지방 버전이 출시되며 건강 트렌드에 부응했다. 또 유기농 밀과 천연 버터를 사용한 프리미엄 라인도 생겨났다. LU사는 지속 가능성을 강조하면서 친환경 포장재와 탄소중립 생산 공정을 도입했다.

제품 디자인도 시대에 맞게 점차 세련되어졌다. 2000년대 중반부터는 쁘띠 브뢰르 모양을 활용한 캐릭터 상품이 어린이용으로 제작되었다. 모바일 시대가 도래하면서 QR 코드 이벤트나 SNS 마케팅도 병행되었다. 베이커리 전문점에서는 수제 쁘띠 브뢰르 키트도 판매되었고, 집에서 직접 구워 먹는 소비자도 증가했다. 최근에는 디저트 카페에서 ‘쁘띠 브뢰르 크러스트’를 이용한 케이크나 타르트도 등장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도 핵심 가치는 유지되고 있다. 단맛과 고소함의 균형, 질감의 정교함, 그리고 일관된 맛은 100년 넘는 시간 동안 소비자에게 신뢰를 주었다. 한 조각으로 충분한 만족감을 주는, 그것이 쁘띠 브뢰르가 시대를 넘어 살아남은 이유다.

 

 

레시피

 

정확히 말해, 쁘띠 브뢰르는 버터와 밀가루, 설탕, 우유만으로 완성되는 간식이다. 그 단순한 조합이 이 비스킷을 평범하지 않게 만든다. 오히려 간단한 것일수록 완성도의 미세한 차이가 맛을 갈라놓는다. 대부분의 실수는 버터에서 시작되고, 밀가루에서 결정난다. 재료는 고작 다섯 가지지만, 정확한 계량과 순서가 없으면 프랑스의 오후 티타임은 부스러기로 끝난다.

 

재료


필요한 재료는 다음과 같다. 무염 버터 100g, 설탕 100g, 우유 50ml, 밀가루 200g, 소금 한 꼬집. 이게 전부다. 간단하지 않은 단순함이다. 버터는 무조건 냉장보관한 것을 써야 하고, 녹일 때는 직화 금지다. 중탕이 기본이다. 아니면 타버린 버터향이 비스킷에서 나게 될 것이다. 설탕은 백설탕이 정석이지만, 흑설탕으로 바꾸면 캐러멜 뉘앙스가 생긴다. 그러나 이건 원형과는 조금 다른 세계로 넘어간다.

 

만드는 방법


버터와 설탕을 중탕으로 녹인 후, 우유를 섞는다. 이 혼합물을 식히는 과정이 핵심이다. 뜨거운 상태에서 밀가루를 넣으면, 반죽이 아니라 죽이 된다. 완전히 식은 후, 밀가루와 소금을 체에 쳐서 넣는다. 섞으면서 주걱이 무거워질 때까지 저어준다. 손으로 살짝 눌러 반죽을 한 덩어리로 만들고, 랩으로 싸서 냉장고에 최소 3시간 이상 숙성한다. 12시간 숙성하면 더욱 좋다. 그 차이는 한 입 씹었을 때의 조직감에서 드러난다.

반죽을 꺼내 밀대로 3mm 두께로 민다. 이때 표면에 금이 생기면 숙성이 부족한 거다. 반죽이 부드럽게 펴지고 가장자리가 갈라지지 않아야 한다. 전통적인 톱니모양 커터를 사용하면 가장 좋다. 없다면 직사각형으로 자르고, 포크로 일정한 간격으로 구멍을 뚫는다. 공정해 보이는 작업이다. 그러나 모양이 반듯하다고 맛까지 그럴 거라는 보장은 없다.

180도 예열한 오븐에 12분 굽는다. 노릇노릇하게 가장자리가 갈색을 띠면 꺼낸다. 오븐마다 사정은 다르다. 내가 쓰는 작은 오븐은 항상 1분을 덜 구워야 한다. 한 판이 끝나고 식힘망 위에 올렸을 때, 살짝 부드러워야 한다. 식으면 자연스럽게 단단해진다. 버터 향은 굽는 내내 부엌을 점령한다. 그 향이 남은 오후를 지배하게 만든다.

만드는 과정은 군더더기 없고, 결과는 담백하다. 정교한 레시피지만, 정이 담기면 그건 다른 음식이 된다. 그리고 그 다른 음식은 프랑스에서 시작되었지만, 이제 우리 부엌에서 굽히고 있다.

 

다양한 재료로 꾸미기


비스킷을 굽는 건 기술이지만, 꾸미는 건 감각이다. 물론 기술이 있어야 감각도 먹힌다. 쁘띠 브뢰르는 평면의 캔버스다. 당신이 뭘 얹든, 그건 먹을 수 있는 조형물로 바뀐다. 전통적인 모양은 직사각형이며, 네 모서리가 둥글고 56개의 톱니 돌기가 있다. 그렇다고 그 틀 안에만 갇혀 있을 이유는 없다.

가령, 초콜릿을 얇게 녹여 표면에 코팅해보자. 코팅 전 비스킷을 완전히 식혀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초콜릿이 녹아 흘러내린다. 다크 초콜릿을 사용하면 맛이 성숙해지고, 화이트 초콜릿은 달콤함이 극대화된다. 그 위에 견과류, 크랜베리, 소금 플레이크를 올리면 한눈에도 전문가가 만든 느낌이 난다. 아니, 그렇게 보인다.

잼을 발라 샌드 형태로 만들 수도 있다. 딸기잼, 살구잼, 무화과잼, 그 어떤 것도 어울린다. 조심할 점은 수분이다. 잼이 너무 묽으면 비스킷이 눅눅해진다. 잼을 올리고 냉장고에서 10분 굳히면 형태가 안정된다. 잼 대신 크림치즈나 마스카포네를 이용하면 더 고급스러운 느낌을 줄 수 있다.

아이들과 만들 땐, 색소를 활용해 반죽을 여러 가지 색으로 나눠보자. 녹차가루, 비트가루, 코코아가루를 각각 넣으면 자연색이 입혀진다. 그걸 별 모양이나 동물 모양 틀로 찍어 구우면, 먹는 재미가 두 배가 된다. 여기에 초콜릿 펜으로 눈이나 표정을 그려넣으면 완성이다. 생일이나 파티용으로 제격이다.

비스킷 표면에 이니셜을 찍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나무 도장을 이용하거나, 금속 타이포 툴을 쓰면 된다. 열을 가하지 않기 때문에 글씨가 선명하게 찍힌다. 특별한 날, 특별한 사람에게 줄 비스킷에 이름을 찍는 것. 그건 먹는 걸 넘은 일종의 기억 전달이다.

이런 장식과 응용은, 결국 기본이 단단해야 가능하다. 쉽게 부서지는 비스킷은 장식을 견디지 못한다. 맛이 너무 강하면 다른 재료를 방해한다. 균형이 핵심이다. 쁘띠 브뢰르는 균형감의 결정체다. 담백하지만 비어 있지 않고, 단순하지만 심심하지 않다. 그 위에 무엇을 얹든, 중심을 잃지 않는다. 그래서 이 비스킷은 응용을 허락한다. 꾸밈을 받아들이면서도, 본질을 지키는 방식으로.

 

쁘띠 브뢰르를 만들어서 먹어본 소회


반죽은 생각보다 단순한 조합이었다. 밀가루와 설탕, 그리고 버터. 그러나 단순한 조합이란 건 항상 함정이다. 버터를 녹이는 온도, 밀가루의 흡수력, 반죽의 숙성 시간까지 어느 것 하나 허투루 넘길 수 없었다. 제법 가느다란 직사각형으로 반죽을 밀어내면서, 나는 그 특유의 가장자리 톱니 모양을 보며 처음으로 ‘비스킷도 칼날을 가질 수 있구나’ 생각했다. 표면을 포크로 찌르고, 돌기를 맞추는 그 작업은 장인의 손놀림을 흉내 내는 도제의 마음을 요구했다.

굽고 나서, 식힘망 위에 줄 세워 놓은 비스킷들을 바라보았다. 열을 잃어가면서 버터 향은 더 선명해졌다. 하나 집어 입에 넣자 바삭함보다 먼저, 혀끝에 짭짤함이 올라왔다. 그리고 뒤이어 따라오는 고소함과 부드러운 단맛. 이 맛은 결코 단순하지 않았다. 손으로 만든 비스킷은 공장에서 나오는 그것과 확실히 달랐다. 겉은 바삭하지만 속은 밀도 있고, 씹을수록 밀과 버터의 결이 살아났다. 커피 한 잔 옆에 놓고 천천히 하나씩 먹으니, 하루가 생각보다 덜 피곤해졌다. 그건 단지 칼로리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나는 쁘띠 브뢰르라는 음식이 주는 정서적 안정감에 대해, 처음으로 체험을 통해 이해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