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툭 크래커, 프랑스 회사가 개발한 바삭한 밀과자로, 유럽 일상 식문화와 간편 간식 트렌드를 이끈 구운 과자

by 내오븐 2025. 10. 27.

 

툭 크래커(TUC Cracker) ⓒ Knud Winckelmann
툭 크래커(TUC Cracker) ⓒ Knud Winckelmann

 

 

툭 크래커라는 게 뭘까?

 

툭 크래커는 프랑스에서 개발된 밀가루 기반의 바삭한 과자로, 애피타이저와 간편식 사이 어디쯤에 위치한 존재다. 과자인지 식사 보조인지 애매한 경계에 있지만, 그 모호함이 오히려 매력이다. 버터와 소금의 균형, 그리고 손에 쥐었을 때 가벼운 밀도의 촉감이 이 과자의 본질을 결정한다. 격식을 차리지 않아도 되고, 입이 심심할 때마다 꺼낼 수 있다. 프랑스인의 식탁에서 간식과 와인 안주, 심지어 아침 대용까지 넘나드는 유연한 쓰임새를 보여준다. 바쁜 도시인의 손끝에 잘 맞는 제품으로, 최소한의 재료로 최대의 만족을 끌어낸 간식이다. 유럽의 ‘간식은 간단해야 한다’는 문화와 잘 맞물려 생활 속으로 자연스럽게 스며들었다. 툭 크래커는 단순함을 가장 세련되게 표현한 유럽식 스낵이다.

 

모양

 

툭 크래커는 팔각형에 가까운 독특한 모양을 하고 있다. 직사각형의 네 모서리를 절단한 듯한 형태로, 시각적으로 단조롭지 않다. 전체 표면에는 41개의 작은 구멍이 일정하게 뚫려 있어, 반죽이 굽는 동안 기포가 생기지 않게 해준다. 중앙 부분의 구멍은 의도적으로 ‘TUC’라는 글자를 형성하고 있다. 색상은 구운 밀가루 특유의 노릇노릇한 황금빛으로, 보기만 해도 바삭한 식감이 예상되는 구조다.

 

 

툭 크래커의 첫맛은 분명히 짭짤하다. 하지만 그 짠맛은 무례하지 않다. 입 안에서 버터의 부드러움과 소금의 직선적인 맛이 부딪히며 균형을 만든다. 이 과자는 입안을 부담스럽게 점령하지 않는다. 얇고 바삭한 질감은 빠르게 사라지고, 그 뒤에 남는 건 고소함과 소금의 여운뿐이다. 단순하지만 질리지 않는, 그래서 몇 개를 집어도 자각하지 못하는 종류의 중독성을 가진 맛이다.

 

역사와 유래

 

툭 크래커는 1958년, 프랑스의 제과 브랜드 LU(Lefèvre-Utile)에서 처음 만들어졌다. 당시 프랑스는 전후 복구기의 한가운데 있었고, 사람들은 빠르게 즐길 수 있는 가벼운 음식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다. LU는 이런 흐름을 읽고, 기존 비스킷보다 더 얇고 바삭하면서도 식사 대용이 될 수 있는 제품을 구상했다. 그 결과물이 바로 툭 크래커다. 원형이 된 반죽 위에 수십 개의 작은 구멍을 뚫고, 네 귀퉁이를 자른 형태로 완성된 이 과자는 ‘간단함의 미학’을 담고 있었다.

툭이라는 이름의 정확한 유래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간결하고 기억하기 쉬운 이 세 글자는 마치 제품의 성격을 그대로 드러내는 소리처럼 들린다. 처음에는 프랑스 국내에서만 유통되었지만, 빠른 시간 안에 유럽 전역으로 확산되었다. LU는 툭 크래커를 ‘애피타이저용 비스킷’으로 포지셔닝했지만, 소비자들은 더 자유롭게 활용했다. 치즈와 곁들이는 스낵, 와인 안주, 심지어 수프에 곁들이는 크루통 대용으로 쓰이기도 했다.

1990년대 이후, LU는 글로벌 식품기업 크래프트 푸즈(Kraft Foods)에 인수되었고, 툭 크래커의 세계화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2012년, 크래프트는 자사 스낵 부문을 분리해 몽델레즈 인터내셔널(Mondelez International)을 설립했고, 그 산하에 LU와 툭 크래커가 포함되었다. 이때부터 툭 크래커는 아시아와 북미, 중동, 아프리카 등 다양한 시장에 진출하게 된다. 브랜드 포지셔닝도 다양화되었고, 현지 입맛에 맞춘 새로운 맛도 출시되었다.

하지만 기본 철학은 변하지 않았다. 바삭함, 얇음, 짠맛의 조화. 이 세 가지는 여전히 툭 크래커의 정체성이다. 이름은 글로벌 브랜드로 커졌지만, 원형은 여전히 프랑스식 소박함에 뿌리를 두고 있다. 사람들은 이 과자를 통해 ‘바쁜 일상 속 작은 여유’를 발견했고, 그것이 이 제품을 오랜 시간 사랑받게 만든 원동력이었다.

 

대중화와 전파

 

툭 크래커는 처음부터 ‘모두를 위한 간식’으로 만들어진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출시 이후 소비자 반응은 빠르게 긍정적으로 돌아섰다. LU는 광고보다 입소문을 택했다. 프랑스의 작은 마트에서 시작된 이 과자는 유럽 전역의 식탁으로 퍼져나갔다. 애피타이저의 틀을 깨고, 아침 식사 대용, 도시락 간식, 심지어 파티용 핑거푸드로도 활용되었다.

소비자들은 툭 크래커의 범용성에 주목했다. 치즈 한 조각, 햄 슬라이스, 살짝 녹인 버터만 올려도 훌륭한 간식이 됐다. 그 간편함은 퇴근 후 와인 한 잔과 함께하는 유럽식 생활에 정확히 들어맞았다. LU는 이를 노리고 다양한 패키지 사이즈를 출시했다. 휴대용 소포장에서부터 대용량 파티팩까지, 활용 상황에 맞게 제품을 분화시킨 것이다.

1970~80년대를 지나며 툭 크래커는 프랑스의 ‘평범한 일상’의 일부가 되었다. 그건 마치 우리가 김과자를 보는 시선과 비슷했다. 해외 시장에서는 ‘프랑스식 과자’라는 이미지가 더해져 프리미엄처럼 보이기도 했다. 이중적 이미지를 가진 과자였지만, 그 중간 어디쯤에서 균형을 유지했다. 초등학생의 도시락에도, 와인 바의 테이블 위에도 놓일 수 있었다.

90년대부터는 브랜드 정체성을 강조한 마케팅이 시작되었다. “가볍고, 빠르고, 세련된”이라는 슬로건이 붙었고, 젊은 세대의 마음을 끌기 위해 다양한 맛이 개발되었다. 심지어 몇몇 유럽 지역에서는 학교 매점 전용 크래커로 지정되기도 했다. 이렇게 툭 크래커는 입소문, 편의성, 다목적성이라는 세 가지 무기를 통해 유럽을 장악했다.

 

세계화와 각국의 로컬화

 

툭 크래커는 유럽을 넘어 다양한 대륙으로 확장됐다. 하지만 그것은 정복이 아니라 침투였다. 과자는 말을 하지 않았고, 대신 맛과 질감으로 설득했다. 북미 시장에서는 ‘세련된 유럽 간식’이라는 이미지를 중심으로 자리 잡았다. 간장이나 바비큐 같은 현지화된 맛이 더해졌고, 치즈가루와 허브믹스를 입힌 미국형 툭이 만들어졌다.

아시아에서는 달라졌다. 단짠 트렌드에 맞춰 카라멜, 와사비, 허니버터 등의 새로운 맛이 등장했다. 일본에서는 초콜릿이 코팅된 툭이 ‘디저트 크래커’라는 새로운 장르로 편입되었고, 한국에서는 김이나 고추장 맛의 응용 제품이 간간히 등장했다. 중국에서는 두유나 녹차맛 툭이 ‘헬시 간식’으로 마케팅되기도 했다.

중동에서는 식문화에 따라 향신료를 더한 스파이스 버전이 출시됐다. 코리앤더, 큐민, 카다멈 같은 이국적인 향을 입힌 툭은, 그 자체로 현지의 미각을 반영한 결과물이었다. 남미에선 옥수수 기반과 혼합한 ‘마이즈 툭’이 출시되며, 현지 주식 재료와의 융합도 시도됐다. 유럽 본토와는 다른 방향의 진화였다.

이런 다양한 변주는 제품의 핵심을 해치지 않았다. 오히려 툭 크래커는 자신을 확장하면서도 정체성을 잃지 않는 희귀한 브랜드가 되었다. 얇고 바삭한 식감, 한입 크기, 짭조름한 맛. 이 구조를 유지한 채 세계는 툭을 각자의 언어로 해석했다. 과자는 늘 침묵하지만, 그 침묵은 어디에서나 같은 울림을 남겼다.

툭 크래커는 ‘지역화 전략’이라는 말보다 훨씬 조용하고 확실하게 퍼졌다. 그것은 문화의 파도처럼 흘러들었고, 국경을 넘은 것이 아니라 테이블 위로 건너갔다.

 

발전과 변화

 

툭 크래커의 발전은 겉보기에 아주 조용했다. 늘 같은 형태, 같은 크기, 같은 질감. 그러나 내부에서는 끊임없는 조정과 실험이 이루어졌다. 원래의 레시피는 단순했지만, 시대는 복잡해졌고 소비자는 까다로워졌다. 그래서 툭은 변했다. 그것은 퇴색이 아니라, 갱신이었다.

비건 소비자를 위한 무유지 버전이 개발됐고, 글루텐 프리 밀가루를 사용한 변형도 생겼다. 한동안 유행하던 ‘에어 베이크’ 기술도 반영됐다. 칼로리를 줄이고, 바삭함은 유지하면서도 건강한 이미지를 갖추기 위한 진화였다. 패키지도 바뀌었다. 친환경 포장을 도입한 툭은 ‘먹고 나서도 기분 좋은 과자’가 되기를 원했다.

디지털 마케팅에도 뛰어들었다. SNS 이벤트, 한정판 맛, 유튜버 협업 영상까지. 과자는 움직이지 않지만, 브랜드는 시대와 함께 뛰었다. 그리고 그 모든 변화 속에서도, 그 익숙한 바삭함은 여전히 건재했다. 그것이 툭이 살아남은 방식이다.

 

 

 

레시피

 

바삭한 밀과자를 만들겠다고 선언하는 순간, 밀가루는 밀가루가 아니다. 그것은 구조물의 기반이 되고, 동시에 감각의 재료가 된다. 툭 크래커는 단순한 재료로 완성되지만, 그 단순함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과정은 결코 단순하지 않다. 오히려 복잡하지 않아서 어렵다. 허용오차가 적고, 타협이 없다.

재료는 이렇다. 중력분 밀가루 200g, 차가운 무염 버터 100g, 소금 1작은술, 설탕 1작은술, 베이킹파우더 1/2작은술, 달걀 1개, 물 2~3큰술. 이 리스트는 간결하지만, 어느 하나 허투루 다뤘다간 바삭함이 사라진다. 버터는 반드시 차가워야 하고, 밀가루는 체에 세 번은 쳐야 한다. 왜냐하면 공기가 들어가야 하기 때문이다. 바삭함은 구조가 아니라 내부의 공기에서 나온다.

버터를 밀가루에 잘게 썰어 섞을 때 손끝은 계산을 시작해야 한다. 너무 녹아버리면 퍼프가 사라지고, 너무 차가우면 결이 생기지 않는다. 달걀과 물을 섞어가며 반죽의 일관성을 확보한다. 손으로 반죽을 뭉쳤을 때 하나로 모이고, 손에 들러붙지 않으면 통과다. 이 반죽은 최소 1시간 냉장 숙성이 필요하다. 그 시간 동안 반죽은 말이 없지만, 구조를 다진다.

숙성 후 반죽을 꺼내 3mm 두께로 민다. 여기서 정밀함이 필요하다. 두께가 1mm만 달라도 굽는 시간과 식감이 달라진다. 사각형을 기준으로 모서리를 살짝 잘라내면 툭 크래커 특유의 팔각형이 된다. 표면에 구멍을 일정하게 뚫는다. 총 41개, 이건 선택이 아니라 조건이다. 구멍이 없으면 크래커는 부풀고, 부풀면 툭이 아니다.

오븐은 180도로 예열한다. 반죽을 팬에 올리고 10~12분간 굽는다. 테두리가 연한 갈색으로 변할 때 꺼내야 한다. 너무 오래 굽으면 딱딱해지고, 덜 구우면 눅눅하다. 이 사이의 황금 시간은 오직 경험으로만 찾을 수 있다. 오븐에서 꺼낸 후 실온에서 완전히 식히면 바삭함이 완성된다.

이렇게 만든 툭 크래커는 단독으로 먹어도 되고, 양념을 입혀 변형할 수도 있다. 중요한 건 기본 구조를 무너뜨리지 않는 범위 내에서 움직이는 것이다. 바삭함, 짠맛, 균일한 형태. 이 세 가지가 툭이라는 이름을 지켜주는 기둥이다. 크래커 하나가 이 정도의 균형을 요구한다는 사실은 어쩌면 놀랍지만, 동시에 이 과자를 특별하게 만든다.

 

재료

 

재료는 소박하다. 하지만 그 소박함은 함정을 숨기고 있다. 툭 크래커는 재료의 숫자로 승부하지 않는다. 그 대신 정확한 비율, 온도, 밀도, 질감이 재료의 가치를 결정한다. 밀가루는 중력분이 적당하다. 강력분은 질겨지고, 박력분은 지나치게 부서진다. 중력분은 딱 그 사이의 무게를 가진다.

버터는 반드시 무염이다. 유염 버터는 전체 염도를 흐리고, 툭 특유의 짠맛 균형을 깨트린다. 버터의 온도는 차가운 상태로 유지돼야 한다. 그래야 반죽 안에서 결이 형성된다. 그 결이 바삭함의 핵심이다. 설탕은 많지 않다. 단맛을 위한 게 아니라, 굽는 동안 색을 내기 위한 요소다.

소금은 당연히 중요하다. 짠맛은 단순한 맛이 아니라 전체 구조의 축이다. 소금의 양이 달라지면 툭은 툭이 아니다. 베이킹파우더는 반죽을 살짝 들뜨게 한다. 하지만 너무 많으면 툭의 평평함이 사라진다. 물과 달걀은 반죽을 하나로 엮는 접착제 역할을 한다. 물은 한 방울씩 조절하며 넣는다. 너무 많으면 반죽이 질어지고, 너무 적으면 결합이 되지 않는다.

이 모든 재료는 평범하다. 하지만 사용 방식은 비범해야 한다. 각각의 기능을 정확히 이해하고, 필요한 만큼만 개입하는 것이 핵심이다. 툭 크래커는 과하지 않은 완성도를 요구한다. 그건 마치 말을 아끼는 사람이 정확한 타이밍에 한 문장을 던지는 것과 같다. 필요한 말만, 정확한 장소에.

조리에서 재료는 도구이자 무기다. 툭 크래커는 그 무기를 제대로 쓰는 방법을 안 사람만 만들 수 있다. 그래서 툭은 단순한 과자가 아니다. 그것은 절제와 균형의 맛이다. 바삭함 하나에 담긴, 아주 많은 계산과 직감의 산물이다.

 

만들기

 

반죽은 숙성된 상태로 냉장고에서 나온다. 차가운 감촉은 반죽이 제 역할을 준비하고 있다는 증거다. 도마에 밀가루를 살짝 뿌리고, 반죽을 올린다. 밀대로 민다. 균일하게, 세심하게, 3mm 두께를 유지한다. 그 두께는 툭이 툭으로 남을 수 있는 최소 기준선이다.

밀어낸 반죽은 모서리를 다듬는다. 사각형에서 네 귀퉁이를 자르면 팔각형이 된다. 날카롭지 않지만, 각이 살아 있는 형태. 이것이 툭 크래커의 인장이다. 이제 표면에 구멍을 뚫는다. 나무 꼬치나 포크를 이용해 41개의 구멍을 정확히 찍는다. 그것은 장식이 아니라 구조다. 구멍이 없으면 내부 기포가 생기고, 크래커는 울퉁불퉁해진다.

오븐은 이미 180도로 예열돼 있다. 팬 위에 유산지를 깔고, 반죽을 일정 간격으로 배열한다. 구울 동안 부풀지는 않지만, 겹치면 열이 고르게 전달되지 않는다. 10분에서 12분. 이 짧은 시간이 툭의 생명을 결정한다. 오븐에서 꺼낼 타이밍은 색으로 본다. 가장자리의 갈색이 짙어질 듯 말 듯한 그 순간, 꺼낸다.

바로 먹지 않는다. 열이 남아 있으면 바삭함은 부정확하다. 식힘망 위에 올려 완전히 식힌다. 손에 들어봤을 때 가볍고, 소리도 없는 것이 이상적이다. 입에 넣으면 바삭, 혹은 툭. 이름 그대로의 소리가 나야 한다. 그 순간, 모든 과정은 보상을 받는다.

툭 크래커는 오븐에서 구워지지만, 사실은 사람의 계산 속에서 완성된다. 온도, 시간, 밀도, 감각. 이 네 가지가 합쳐질 때 비로소 툭이라는 이름이 붙는다. 만드는 법은 단순하다. 하지만 완성은 단순하지 않다. 그것이 이 과자를 직접 구워봐야 하는 이유다.

 

다양한 재료로 꾸미기

 

툭 크래커는 형태가 정해져 있다. 하지만 그 안을 채우는 내용은 무한하다. 베이스는 유지하되, 겉과 속은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 버터 대신 올리브오일을 사용하면 더 담백한 맛이 난다. 허브 가루를 넣으면 향이 살아난다. 바질, 로즈마리, 타임 같은 재료는 반죽 속에 섞거나 위에 뿌려 굽는다.

파프리카 파우더나 카레 가루를 소량 넣으면 색감과 향 모두 달라진다. 치즈가루를 넣으면 고소함이 배가되고, 간장이나 된장을 소량 섞으면 감칠맛이 살아난다. 툭의 범위를 조금 넘어서지만, 그 선을 넘는 것도 실험이다. 반죽 위에 깨나 아몬드 슬라이스를 올려 식감을 다층적으로 구성할 수도 있다. 김가루를 뿌리면 아시아의 풍미가 된다.

모양은 더 자유롭다. 팔각형을 기본으로 삼되, 동그라미, 타원형, 심지어 리본 모양까지 가능하다. 쿠키 커터를 활용하면 더 정교한 디자인이 나온다. 파티용이나 어린이용 간식으로는 별, 하트, 동물 모양이 좋다. 이건 단지 먹는 걸 넘어 보는 경험으로 확장된다. 반죽에 색을 더하면 시각적 재미도 배가된다. 천연 색소를 쓰거나, 비트즙, 시금치즙을 활용할 수 있다.

툭 크래커는 원래 단순했다. 하지만 그 단순함이 바로 자유였다. 정해진 틀 안에서 변형을 시도할 수 있다는 건 구조가 견고하다는 뜻이다. 크래커 하나가 이토록 다양한 변주를 허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툭은 과자이자 하나의 캔버스다. 그 위에 무엇을 그릴지는 만드는 사람의 몫이다.

 

툭 크래커를 만들어 먹어본 소회

 

밀가루를 체에 치고, 버터를 잘게 썰어 반죽에 섞을 때, 나는 이게 정말 과자 하나 만들기 위한 작업인지 의심했다. 생각보다 손이 많이 가는 일이었다. 소금의 양을 조절하는 데 몇 번을 망설였다. 짜면 원망을 듣고, 싱거우면 실망을 준다. 반죽은 조용했고, 굽는 시간은 더 길었다. 오븐 안에서 그것은 말없이 자신을 굳혀갔다.

노릇하게 익은 것을 꺼냈을 때 나는 잠깐 멈췄다. 모양은 조금 삐뚤었고, 구멍은 대충 뚫었지만, 바삭함 하나만큼은 그대로였다. 손으로 하나를 들고, 입에 넣었다. ‘툭’ 소리는 났다. 바로 그 이름의 소리였다. 만든 건 분명 내가 했지만, 그 안에 담긴 건 시간과 집중, 그리고 기억이었다.

먹고 나서도 오래 남는 건 맛이 아니라 그 소리였다. 툭. 그 바삭한, 짧고 선명한 감각. 내가 만든 과자가 나에게 그렇게 말을 걸 줄은 몰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