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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베이, 일본 각 지역 마다 전통이 스며든 쌀과자, 일상 속에서 사랑받는 바삭한 간식

by 내오븐 2025. 10. 27.

 

센베이(せんべい, Senbei) ⓒDryPot
센베이(せんべい, Senbei) ⓒDryPot

 


센베이란 무엇일까?

 

센베이는 단순히 쌀로 만든 일본 전통 과자가 아니다. 그것은 지역성과 시간, 그리고 사람의 손이 만들어낸 바삭한 기억이다. 쌀을 빚고, 말리고, 굽고, 양념을 입히는 이 정직한 절차는 단지 간식을 만드는 게 아니라, 문화의 한 조각을 구워내는 일이다. 센베이의 형태는 수없이 달라질 수 있지만, 그 본질은 언제나 같다. 얇고, 단단하고, 부서지는 그 찰나에 담긴 감각. 짭짤하거나 달콤하거나 심지어 매운 것도 있지만, 핵심은 쌀의 향을 어떻게 남기느냐에 있다. 누군가는 간단한 간식이라 말하겠지만, 누군가는 제사상에도 올릴 수 있는 정성이라 말한다. 센베이는 시대를 따라 변하지만, 그 본성은 변하지 않는다.

 

모양

 

모양은 센베이의 가장 자유로운 부분이다. 동그랗게 만들어진 형태가 가장 많지만, 사각형, 타원형, 꽃모양, 심지어 캐릭터 모양까지 존재한다. 어떤 센베이는 너무 얇아서 빛이 비치고, 어떤 건 두꺼워서 이빨을 시험한다. 구움 정도나 간장 양념의 번짐에 따라 색조도 갈색부터 짙은 흑갈색까지 다양하다. 형태가 맛을 결정하지는 않지만, 기억에 남는 인상은 대부분 시각에서 시작된다.

 

 

센베이의 첫맛은 대체로 짭짤하다. 간장 베이스의 양념이 입안에 퍼지면서 쌀의 구수함이 뒤따른다. 단맛을 첨가한 센베이는 은은한 단짠의 조화를 이루고, 고추 양념이 들어간 센베이는 혀끝을 찌르듯 존재감을 드러낸다. 바삭한 식감은 짧지만 강렬하다. 오래 씹을수록 쌀의 진한 향이 남고, 과자라기보단 구운 밥의 잔향처럼 느껴진다. 맛은 다양하지만 공통적으로 ‘소박한 중독성’을 지닌다.

 

역사와 유래

 

센베이의 기원은 일본 에도 시대, 정확히는 17세기 초 간토 지방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농촌에서 남은 밥을 다시 말려 굽는 방식으로 만들어진 것이 시작이었다. 처음에는 양념 없이 먹는 단순한 형태였고, 지금처럼 간장이나 설탕이 들어간 맛은 이후에 등장했다. 간토 지역에서는 간장을 바른 짭짤한 센베이가, 간사이 지방에서는 단맛이 강조된 센베이가 주를 이뤘다. 지역에 따라 만드는 법과 양념 방식이 다르고, 이 차이는 아직까지도 남아 있다.

센베이는 처음엔 절이나 사원 근처에서 순례자에게 주는 공양의 일환으로도 사용되었다. 조리법은 복잡하지 않았지만, 사람의 손과 시간이 필요했다. 에도 중기 이후 상업화되면서 간장 맛 센베이가 유행했고, 목제 틀에 찍어내는 방식으로 대량 생산이 시작된다. 이 시기부터 센베이는 길거리에서 살 수 있는 대표 간식으로 자리 잡았다. 이후 메이지 시대에는 일본 전역으로 퍼졌고, 각 지역만의 특색 있는 센베이가 생겨났다.

전쟁 중엔 쌀이 귀해 밀가루나 감자로 대체한 센베이가 등장하기도 했다. 전후에는 다시 쌀이 주 재료가 되었고, 다양한 양념이 시도되었다. 현대에는 기계로 찍어내는 대량 생산이 일반적이지만, 수작업으로 만드는 전통 방식도 여전히 유지된다. 특히 니가타, 사이타마, 아사쿠사 등지에서는 장인의 손맛이 담긴 센베이를 고집하는 가게들이 여전히 많다. 센베이는 단순한 과자를 넘어, 지역을 대표하는 특산물로 자리 잡게 된다.

제사나 명절에도 등장하며, 선물용으로도 인기가 높다. 포장 방식도 고급화되어 백화점이나 공항 면세점에서도 쉽게 볼 수 있다. 수백 년을 이어오며 형태와 맛은 달라졌지만, ‘쌀을 구워낸다’는 본질은 변하지 않았다. 이것이 바로 센베이라는 존재가 여전히 의미를 가지는 이유다.

 

대중화와 전파

 

센베이가 대중적으로 퍼진 건 에도 시대 말기로 본다. 일본의 도시화가 가속되면서, 간단히 먹을 수 있는 간식에 대한 수요가 늘어났다. 센베이는 그 수요를 정확히 파고들었다. 간단한 재료, 저렴한 가격, 바삭한 식감. 사람들은 그것을 거리에서, 가정에서, 찻집에서 즐겼다. 특히 간장 센베이는 ‘일본인의 입맛’을 대표하는 간식으로 자리 잡는다.

메이지 시대 이후 일본의 철도망이 확장되며 센베이는 ‘역벤토’와 함께 이동하는 간식이 되었다. 지역별 센베이를 기차역에서 사고팔면서 각 지방의 맛이 전국으로 전파된다. 니가타의 두툼한 센베이, 사이타마의 얇고 큰 센베이, 오사카의 달콤한 센베이 등, 각각의 개성이 살아났다. 쇼와 시대에는 공장제 생산이 시작되며 대량 유통이 가능해진다.

텔레비전 광고와 만화 속 등장으로 센베이는 일상 속 이미지로 자리 잡는다. 초등학교 앞 문방구에도, 백화점 고급 선물 코너에도 동시에 존재할 수 있는 드문 간식이다. 현대에 와서는 젊은 층의 입맛을 고려해 치즈맛, 고추맛, 와사비맛 같은 새로운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포장 디자인 역시 다양해져 세련된 이미지로 다시 태어났다. SNS에서는 ‘소리 ASMR’용으로도 인기를 끌며, 새로운 소비층을 확보하고 있다.

편의점부터 백화점까지 유통 채널이 확장되며, 접근성도 좋아졌다. 그 과정에서 센베이는 ‘전통’과 ‘트렌드’ 사이를 자유롭게 넘나들게 되었다. 이 간식이 가진 가장 큰 힘은, 평범함 속에 감춰진 집중력에 있다. 대중화는 맛을 얕게 만들지 않았다. 오히려 그 평범함이 사람들에게 오래도록 남는 인상을 준다.

 

세계화와 각국의 로컬화

 

센베이의 세계화는 조용하지만 넓게 퍼졌다. 처음에는 일본 이민자들이 해외에 가져간 고향의 맛으로 시작됐다. 미국 서부, 하와이, 브라질 등 일본 디아스포라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센베이 가게가 생겨났다. 이 센베이들은 본래의 형태와 맛을 유지하기도 했지만, 현지 재료와 취향에 맞게 빠르게 변형되었다. 미국에서는 땅콩버터를 바른 센베이, 초콜릿 코팅을 입힌 센베이가 등장했다.

하와이에서는 ‘아라레’라는 이름으로 불리며 김과 조미료를 더한 짭조름한 스낵 형태로 자리 잡았다. 브라질에서는 커피와 함께 즐길 수 있도록 단맛이 강조된 센베이가 개발되었다. 한국에도 센베이는 오래전부터 수입되었고, 유사한 전통과자의 맥락에서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졌다. 김부각이나 강정처럼, 바삭한 쌀과자에 대한 호감도가 높았기 때문이다.

중국이나 대만에서는 센베이 스타일을 응용해 달걀, 녹차, 홍차 맛을 입힌 변형 제품이 나오기도 했다. 동남아시아 일부 지역에선 코코넛 밀크나 팜슈거를 섞어 더 고소하고 달달한 맛을 추구했다. 유럽에서는 일본식 감성 디저트나 다과 문화의 일환으로 고급 수입 과자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프랑스와 영국의 일부 티하우스에서는 센베이를 일본식 세라믹 접시에 곁들여 내놓는다.

글로벌 푸드 페스티벌이나 디자인 마켓에서도 센베이는 ‘이국적이면서도 친숙한 맛’으로 소개된다. 건강한 간식이라는 인식도 확산되며, 글루텐 프리 혹은 저당 제품으로도 응용되고 있다. 심지어 비건 전용 센베이도 등장했다. 다양한 국가의 입맛에 맞추기 위해 소스부터 굽는 시간, 두께까지 세밀하게 조정되고 있다. 하지만 그 모든 변형 속에서도 ‘쌀을 눌러 굽는다’는 센베이의 뿌리는 유지된다.

이것이 센베이의 세계화가 특별한 이유다. 형태는 바뀌어도 철학은 남는다. 그것은 확장이고, 동시에 보존이다. 센베이는 세계 곳곳에서 각자의 방식으로 다시 태어난다. 그러나 한 입 깨물면, 본래의 시간과 뿌리가 아주 살짝은 남아 있다.

 

발전과 변화

 

센베이는 본래 수작업으로 만들어지는 느린 음식이었다. 쌀을 씻고, 찌고, 말리고, 굽는 이 정직한 반복은 손의 기억으로 남았다. 그러나 시대는 속도를 요구했고, 센베이도 기계 앞에 서야 했다. 대량생산이 가능해지며 가격은 낮아졌고, 유통은 빨라졌다. 동시에 품질은 균일해졌지만, 특색은 사라지기 시작했다.

이를 의식한 일부 장인들은 다시 수제 센베이의 길을 선택했다. 기계와는 다른 굽기, 다른 두께, 다른 향. 차이를 만들기 위한 느림이었다. 동시에 젊은 소비층의 취향에 맞춘 센베이도 빠르게 등장했다. 치즈, 허니버터, 와사비, 블랙페퍼 같은 이질적 재료가 투입되었다.

모양도 변했다. 얇고 부드러운 ‘크리스피 센베이’, 알록달록한 ‘파티 센베이’, 미니 사이즈, 스틱 형태 등 다채로운 방식으로 소비자에게 다가갔다. 포장도 화려해졌고, 콜라보레이션도 시작됐다. 유명 캐릭터나 아티스트와 협업한 한정판 센베이는 새로운 수요를 만들었다. 변화는 단절이 아니었다. 그것은 센베이가 앞으로도 살아남기 위해 택한 자발적 진화였다.

 

 

레시피

 

센베이를 만들겠다고 마음먹는 순간, 쌀은 더 이상 주식이 아니다. 그것은 단단한 의지의 형태가 되고, 마침내 바삭한 이야기로 남는다. 이 간식은 만드는 과정이 간단해 보이지만, 단순함 속에 숨어 있는 복잡함이 있다. 정확한 열, 정확한 수분, 정확한 얇기. 이 세 가지를 어긋나지 않게 유지하는 것은 생각보다 피곤한 일이다. 센베이는 ‘대충’이라는 단어를 용서하지 않는다.

먼저 필요한 건 찹쌀 또는 멥쌀이다. 수분이 적고 단단한 쌀이 좋다. 2컵의 쌀을 깨끗이 씻은 후, 6시간 이상 충분히 불린다. 불리는 시간은 재료가 조리에 협조할지를 결정하는 첫 관문이다. 충분히 불린 쌀은 찜기에 올려 40분 정도 찐다. 이때 뜸들이는 시간을 포함해야 하며, 서두르면 중심까지 익지 않는다.

찐 쌀은 뜨거울 때 절구나 푸드 프로세서로 곱게 빻는다. 이 작업은 고통스럽지만, 필수다. 쌀이 밀가루처럼 질감을 갖춰야 얇게 펴서 구울 수 있다. 반죽이 미지근해지면 손에 물을 묻히고 소형 떡처럼 소분한다. 약 30g씩 떼어낸 반죽을 유산지를 깐 도마 위에 둥글게 놓고, 랩을 덮은 뒤 눌러 납작하게 만든다. 얇을수록 바삭해지지만, 너무 얇으면 깨지기 쉽다.

오븐은 160도로 예열한다. 유산지를 깐 팬에 센베이 반죽을 올리고, 양면을 10분씩 구운다. 그 후 간장과 설탕, 물을 1:1:1로 섞은 양념장을 준비한다. 구운 센베이에 양념장을 붓으로 바르고, 다시 오븐에 3~5분 넣는다. 이때 향이 달라진다. 쌀이 아닌 무언가가 되는 순간이다. 마지막으로 꺼내 식히면, 센베이는 자기 이름을 가진 과자가 된다.

굽는 동안 센베이는 팽창하지 않는다. 그것은 겸손한 음식이다. 겉으로는 조용하지만, 깨물면 존재감을 드러낸다. 만들기까지의 시간과 공정이 고스란히 식감으로 전해진다. 이런 종류의 음식은 무시할 수 없다. 시간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재료

 

이 음식은 재료가 적다. 그러나 적다는 건 곧 조합이 명확하다는 뜻이고, 그건 실수를 가릴 여지가 없다는 말과 같다. 첫 번째는 쌀이다. 멥쌀이나 찹쌀 모두 가능하지만, 찰기가 덜한 멥쌀이 일반적이다. 조직감이 더 바삭하게 나오기 때문이다. 가능한 한 도정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쌀이 좋다. 수분이 너무 적으면 깨지고, 너무 많으면 눅눅하다. 이상적인 중간을 찾는 건 사람의 일이다.

다음은 양념이다. 전통 센베이는 간장과 설탕만으로 맛을 낸다. 하지만 최근에는 여기에 청주, 미림, 다시, 심지어 마늘기름까지 들어간다. 간장의 종류만 해도 짠맛이 강한 기꼬만부터 달콤한 츠유까지 다양하다. 설탕은 백설탕을 쓰면 깔끔한 단맛, 흑설탕을 쓰면 깊은 맛이 난다. 간장과 설탕을 1:1로 섞고 물을 같은 양만큼 추가해 양념의 기본을 만든다.

쌀 이외의 주재료는 사실상 없다. 하지만 부재료는 무한하다. 김, 깨, 녹차가루, 치즈가루, 고추가루, 와사비 파우더, 가다랑어 분말, 새우가루 등. 어떤 것을 넣느냐에 따라 센베이는 캐릭터를 가진다. 현대인의 입맛을 맞추기 위해 포도씨유나 올리브오일을 살짝 바르기도 한다. 센베이를 굽기 전 붓질 한 번으로 겉면의 색과 향이 달라진다.

이 단순한 과자는 말이 없다. 하지만 먹는 사람의 혀에 정직하게 대답한다. 재료가 적을수록 말이 많아진다. 그건 음식의 법칙이다. 센베이는 그걸 몸으로 증명한다. 만들 때는 말이 없고, 먹을 때만 입이 바쁘다.

 

만드는 방법

 

쌀을 찌는 건 시간의 문제고, 빻는 건 노동의 문제다. 하지만 진짜 관건은 굽는 과정이다. 구움은 과자의 정체성을 결정한다. 센베이는 튀기지 않는다. 바삭함은 오로지 수분을 다루는 기술에서 나온다. 그러니 처음 찌고 말릴 때부터 결과가 예측된다. 오븐을 사용할 경우, 저온에서 천천히 수분을 뽑아낸 후, 다시 고온으로 색을 입혀야 한다.

이 과정에서 흔히 하는 실수는 ‘조급함’이다. 센베이는 바로 구워내는 음식이 아니다. 굽고, 식히고, 양념을 바르고, 다시 굽는다. 이 반복이 센베이의 골격을 만든다. 양념장은 얇게, 너무 많이 바르면 눅눅해진다. 팬에서 꺼낸 직후는 부드럽지만, 식는 순간부터 딱딱해진다. 그리고, 그때가 진짜 센베이의 모습이다.

굽는 시간은 재료 두께와 오븐의 성능에 따라 다르다. 그러니 시간을 맹신하지 말고, 반응을 봐야 한다. 쌀과자가 말하는 방식은 색, 냄새, 질감이다. 이 셋을 읽을 수 있어야 한다. 고수가 되는 길은, 이 변화를 오감으로 느끼는 것이다.

양면이 노릇해졌다면 1차 굽기는 성공이다. 양념장을 붓으로 바를 땐, 붓결이 남도록 얇게 펴 바른다. 다시 오븐에 넣을 땐, 너무 오래 두지 않도록 주의한다. 색이 한 톤 더 짙어지는 순간이 있다. 그때 꺼내야 한다. 타기 직전의 그 긴장감이 맛을 만든다.

 

다양한 재료로 꾸미기

 

센베이의 본질은 평면이다. 그러나 그 평면은 작지 않다. 얇고 단단한 원판 위에 사람은 무한한 변주를 올릴 수 있다. 김을 덮어 일본풍을 강화하거나, 깨를 뿌려 향을 강조한다. 어린이용으로는 캐릭터 프린트를 입히기도 한다. 이건 단순한 간식을 넘은 문화적 표현이다.

색을 넣을 수도 있다. 녹차가루를 반죽에 섞으면 연둣빛이 돌고, 흑임자를 뿌리면 고급스러운 질감을 더한다. 음식 색소를 이용해 무늬를 넣는 것도 가능하다. 예를 들어 마스킹 테이프를 활용해 간장을 부분적으로 칠해 체크무늬나 도트 패턴을 만들 수 있다.

모양도 제각각이다. 동그란 전통형 외에도, 사각형, 하트, 별 모양, 잎사귀 형태 등이 있다. 쿠키 커터를 이용해 자르면 쉽게 변형 가능하다. 반죽에 새우가루나 가다랑어 분말을 넣으면 바다 향이 나는 해산물 센베이가 된다. 치즈 파우더를 넣어 구우면 서양식 스낵 느낌이 난다.

와사비 파우더를 더하면 어른들의 맥주 안주로도 훌륭하다. 반죽에 깨를 섞어 고소함을 강조하거나, 양념에 꿀을 섞어 달콤하게 마무리할 수도 있다. 누가 만들었는지 모르게 생긴 과자도, 이런 디테일을 통해 자기만의 이야기를 갖게 된다.

센베이는 기본적으로 말이 없다. 그렇기에 사람의 손은 더 많은 이야기를 그 위에 올릴 수 있다. 그것이 센베이의 가장 큰 매력이다. 과자 하나가 아니라, 표현 수단 하나로 남는다. 그리고 우리는 바삭한 그 한 입에서, 자신이 만든 문장을 읽는다.

 

베이킹 후 센베이를 먹어본 소회

 

쌀을 씻는 순간, 나는 이게 과자를 만드는 일인지 밥을 짓는 일인지 혼란스러웠다. 물기를 날리고, 절구로 찧고, 얇게 펴서 말리는 이 일련의 과정은 요리보다는 수련에 가까웠다. 시간은 길었고, 반죽은 말이 없었다. 나는 그것을 굽기 위해 팬 위에 올렸다. 처음에는 너무 바삭하지 않았다. 다시 굽고 또 굽었다. 그러자 점점 센베이의 질감이 가까워지기 시작했다.

간장을 발라 다시 오븐에 넣고 꺼냈을 때, 풍미가 확 달라졌다. 단지 맛이 아니라 향이 공간을 메웠다. 입에 넣자 익숙한 그 센베이의 소리, ‘탁’ 하고 부서지는 감각이 퍼졌다. 무언가를 성공시켰다는 감정은 맛보다 늦게 도착했다. 자주 먹었던 그것을 직접 만들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기억의 해상도가 높아졌다. 사람은 자기가 만든 것을 더 깊이 이해하게 된다. 나는 센베이를 다시 먹을 것이다. 이제는 그 바삭함 뒤에 있는 시간의 무게도 함께 씹을 수 있으니까.